그 친구는 여유가 있을 때나 휴식을 취할 때 항상 웹툰을 보곤 했는데, 그때 같이 즐기고 공감대를 가졌으면 좀더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귀던 당시 웹툰을 보고싶다는 갈망같은 것도 없었고, 원래부터 만화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거부였었던 것인데.
머리가 너무 복잡하고 영혼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고통을 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해야했기에...
웹툰을 한번 봐보기로 했다.
뭘 볼까 하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찌질의 역사".
왠지 제목이 자극적이면서 지금 내 상황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웹툰이라 별로 의식하지 않고 마치 익숙하게 보던 것인 것 마냥 1화를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보면 볼수록 주인공에 감정 이입이 되고..
조금씩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컨텐츠 자체로도 재미가 있으면서, 일상을 잊을 수 있어 정신적 휴식을 취하는 느낌이 든다.
이제야 그녀가 웹툰을 휴식을 취할 때 마다 봤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에 뭘볼지는 모르겠으나, 정주행 후에 무의식이 원하는대로 봐볼까 한다.
항상 함께하던 사람과 더이상 소통할 수 없다는 것 자체만으로 오롯이 홀로 서고 있다고 착각하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익숙함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감정 위에 서로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배려했어야 했다.
그동안 함께하면서 마음의 한칸에 항상 그녀가 있어서 나를 되돌아보기 힘들었는데,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기로 생각하고, 더 멋지고 깊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